작가 아저씨가 그려주신 나의 얼굴모습.
다른 사람 얼굴을 그릴 수 있는 인간들…
맑게 개인 하늘아래, 턱수염난 화가아저씨-
라는 동요를 아십니까?
제가 최근에 입에 붙이고 사는 노래랍니다.
룰루 랄라 부르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또다시 따라하지요.
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커플 둘이 밀착해가며 스스로의 얼굴을
화가의 손에 맡긴 채 얼음- 하고 있었어요.
얼굴에는 잔잔한 웃음을 지으며 말이에요.
누군가의 얼굴을 그리면서 화가들을 바라보면서 흥얼거리는 송-
화가라는 동요랍니다.
어릴적에 이 노래 정말 많이 불러왔던 것 같았는데
잊고 지내왔던 동요를 기억나게 만들어줬던 풍경이었어요.
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나서부턴
간혹 공원의 화가를 볼 수 있었답니다.
처음부터 있었는데 마침내!
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.
내 얼굴도 한번은 그려달라 할까나?
고민하다 아니야 라며 돌아서길 몇번..
그러다가 한번 그려달라 하지 뭐- 라면서
제 얼굴을 맡겨보았죠.
눈과 눈이 마주치고, 저의 이마에서부터 눈썹 그리고 눈
코, 마지막 입까지, 주시하면서 보시며 그려주시더라고요.
누군가 나의 얼굴을 이런식으로 꼼꼼하고도 자세하게 봐 준적이 언제였는지
저 역시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.
정성을 다해 그려준 저의 인물화-
저에게도 결국! 인물화 하나가 생겼답니다.
쓱쓱, 나의 포인트를 정말 잘 살려서 너무나 잘 그려주셨더라고요.
저 답지 않도록? 아니 아니,
정확하게 저 답게 말이지요 하하.
남들 다 너랑 닮았어!
라는 말을 하게 만들 정도로 그려주셨답니다.
입은 약간 작게 그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,
라는 저의 말도 수용해 주셨답니다.
덕분에 큰 입이 조금 작게 조정이 되어서 보통사람 입만한 크기로 변신했지요.
누군가의 얼굴을 그리는 화가들을 바라보면서
본인의 얼굴도 수천번 수만번 그렸을꺼야…라는 생각을 했습니다.
그래야 남의 얼굴도 그려 볼 수 있는 법이겠지요.
그러면서 스스로의 얼굴을 타인보다 몇배는 더 사랑하고 있구나
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.
보면 볼수록 정이 든다고 해요. 나의 얼굴과 정이 들었을겁니다.
저도 한장의 인물화를 지켜보면서 나의 얼굴과 정 좀 붙여보겠습니다.
얼굴도 떠오르지 않는 화가아저씨가 그려서 주신 나의 얼굴,
그 분은 저의 얼굴을 기억이나 하시려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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